국가 안보의 핵심 기술이 더 이상 정부 기관 내부가 아닌 민간 기업에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AI 기술을 활용한 정보 분석, 국경 감시, 전장 작전 등의 핵심 영역을 팔란티어, 앤드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민간 기업에 위탁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방산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미국 정부가 AI 안보 기술을 민간에 위탁하는 배경과 변화의 흐름, 주요 수혜 기업의 전략을 입체적으로 분석합니다.
AI 민간 위탁화, 국가 안보를 외주화하는 시대의 도래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방 기술은 정부 소속 기관이나 방산업체에서 폐쇄적으로 개발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 안보 시스템의 중심에는 팔란티어, 앤드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민간 기술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감시 시스템, 빅데이터 분석, 자율 무기 운영, 사이버 방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제공하며, 정부의 핵심 안보 기능을 실질적으로 ‘외주’ 받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팔란티어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국방부·CIA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에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공급하며, 전통적인 군 정보 처리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앤드릴은 국경 감시 및 드론 감지 기술을 통해 실시간 경계 작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역시 과거에는 국방부 산하 정보기술국이 주도하던 영역이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예산 절감이나 효율성 확보 차원을 넘어, 정부와 민간 간의 전략적 동맹이 안보 기술 진화의 중심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AI 기술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영역에서는, 공공기관보다 더 빠른 연구개발과 실전 적용이 가능한 민간 기업이 점점 더 많은 역할을 떠맡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는 왜 AI 안보 기술을 민간에 맡기기 시작했는가?
AI 민간 위탁화의 가장 큰 배경은 ‘기술 발전 속도’입니다.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은 예산 승인, 입찰, 테스트 절차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반면 민간 기업은 유연한 의사결정과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가능하며, 글로벌 기술 흐름에 발맞춘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앤드릴은 자율 드론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실전 배치를 반복하며 수백 회의 실전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합니다. 이는 기존 방산업체와 달리 자체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설계하고 테스트하는 수직 통합 구조 덕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방부의 클라우드 및 AI 분석 프로젝트(JEDI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대규모 군 데이터 분석과 사이버 보안 인프라를 민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더 이상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검증된 시스템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으며, 이는 AI 기술의 민간 주도 구조와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전략 문서에서는 이미 “AI 및 첨단기술은 민간 부문에서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채택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방향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안보 기술의 민간화, 위험인가 기회인가?
AI 민간 위탁화는 양날의 검입니다. 한편으로는 빠른 기술 도입과 실전 적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 기업에 국가 핵심 기능이 과도하게 의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특히 정보 접근권, 데이터 소유권, 윤리적 통제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은 바뀌고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미국뿐 아니라 나토(NATO) 및 동맹국 정부와도 협력하며 글로벌 방산 생태계의 기술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으며, 앤드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장 자동화 솔루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을 통한 평화 유지’라는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을 시사합니다. 향후 투자자는 단순히 군사 산업이라는 키워드보다, ‘국가 인프라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AI 기술’을 보유한 민간 기업을 주목해야 합니다. 예산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기술은 민간이 주도할 것입니다. 이 흐름 속에서 누가 진짜 미래의 국방 파트너가 될지, 지금부터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